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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들 (바디체인지, 스릴러, 복수극)

복수를 꿈꾸다가 문득, 내가 쫓던 괴물과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있습니다. 2023년 개봉 후 넷플릭스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김재훈 감독의 《악마들》을 보면서 제가 느낀 감각이 정확히 그것이었습니다. 강력계 형사와 연쇄 살인마의 몸이 뒤바뀐다는 설정 하나로, 이 영화는 복수와 정의, 그리고 인간의 파멸을 동시에 파고듭니다. 바디체인지 설정이 건드린 것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바디체인지(Body Change), 즉 두 인물의 육체와 영혼이 맞바뀌는 장치는 한국 영화에서 주로 코미디 포맷에 소비되어 온 소재였으니까요. 쉽게 말해 이 설정은 대부분 웃음을 유도하기 위한 도구였는데, 《악마들》은 그 익숙한 문법을 완전히 뒤집습니다.강력 형사 최재완은 전과 18범 연쇄 살인마 차진혁을..

주관적 영화 리뷰 2026. 9. 28. 11:50
플레인 (리더의 책임감, 아날로그 액션, 공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넷플릭스 글로벌 1위라는 타이틀에 반신반의하며 틀었는데, 107분 내내 한 번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2023년 개봉한 장 프랑수아 리셰 감독의 《플레인(Plane)》은 항공 재난의 서스펜스와 정글 한복판의 인질 구출 액션을 하나로 엮어낸 웰메이드 미드버짓(Mid-budget) 액션 스릴러입니다. 화려한 CGI도, 복잡한 세계관도 없이 기장 한 명의 직업적 책임감 하나로 러닝타임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영화입니다. 리더의 책임감 — 덜덜 떨면서도 제자리를 지켜야 했던 순간들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가슴을 파고든 건 스토리가 아니었습니다. 기장 브로디 토런스가 폭풍우 속에서 전력이 끊긴 여객기를 맨손으로 통제하던 그 장면에서, 갑자기 제 기억 속 어느 순간이..

주관적 영화 리뷰 2026. 9. 17. 18:00
에테르나우타 (역사적 맥락, 디스토피아 분석, 외계 침공)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아르헨티나 드라마를 클릭한 건 그냥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첫 화가 끝났을 때 제가 쥐고 있던 리모컨을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독성 눈보라가 도시를 덮고 만지기만 해도 즉사하는 그 장면에서, 제가 몇 년 전 감염병 사태로 집에 갇혀 창밖만 내다보던 그 숨 막히는 기억이 한꺼번에 올라왔거든요. 《에테르나우타(El Eternauta)》는 외계 침공 재난물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역사적 맥락 — 1950년대 만화가 왜 지금 전 세계를 건드리는가《에테르나우타》의 원작은 아르헨티나 작가 엑토르 헤르만 오에스테르헬드(Héctor Germán Oesterheld)가 1957년에 발표한 동명의 고전 만화입니다. 여기서 '에테르나우타(Eternauta)'란 '..

주관적 영화 리뷰 2026. 9. 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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