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전쟁 생존 영화 한 편 보는 마음으로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 2시간 30분이 지나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2001년작 《마지막 한 걸음까지(As Far as My Feet Will Carry Me)》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시베리아 강제 노역 수용소를 탈출해 11,491km를 걸어 가족 품으로 돌아간 독일군 장교 코넬리우스 로스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단순한 탈출극이 아니라, 인간이 왜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영화였습니다. 생존의지 — 살아남겠다는 것 하나로 버틴 시간일반적으로 전쟁 포로 영화라고 하면 극적인 탈출 장면과 총격전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제가 직접 이 영화를 보니 그런 기대와는 완전히 다른 결이었습니다. 영화 ..
솔직히 처음엔 그냥 '탈옥물 하나 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런데 2시간이 지나고 나서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1931년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 《빠삐용》은, 프랑스령 기아나의 악명 높은 교도소 카이옌에 수감된 한 남자가 자유를 향해 끝없이 몸을 던지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한 탈옥 스릴러가 아니었습니다. 사방이 막혀버린 삶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인간의 존엄성을 정면으로 들여다보는 작품이었습니다. 인간존엄 — 시스템이 빼앗을 수 없는 것영화를 보는 내내 제가 계속 떠올린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인간존엄성(Human Dignity)'입니다. 여기서 인간존엄성이란 어떤 외부 조건에도 침해받을 수 없는, 인간이라는 사실 자체에서 비롯되는 근원적인 가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