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라면 행복해야 할까요? 저는 굿 윌 헌팅을 처음 봤을 때 이 질문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MIT 복도의 수학 문제를 낙서처럼 풀어내는 20대 청소부의 이야기인데, 정작 영화가 파고드는 건 그의 천재성이 아니라 그 안에 깊이 패인 아동 학대의 흉터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천재를 다룬 영화는 재능의 개화를 그린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영화는 그 반대 방향에서 출발합니다.천재 청소부가 MIT 복도에 남긴 것1997년 개봉한 구스 반 산트 감독의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은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직접 각본을 써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두 사람이 20대 초반에 쓴 시나리오라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만큼 인물의 심리 묘사가 촘촘합니다.줄거리의 설정은 단순합니다. ..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단순한 히어로 기원 영화라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극장을 나오면서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왜소한 체구 때문에 번번이 기회조차 얻지 못하던 스티브 로저스가 결국 무엇으로 세상을 바꾸는지를 보고 나서, 제가 살면서 입술을 깨물며 버텼던 순간들이 한꺼번에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슈퍼솔저 혈청 한 방보다 먼저였던 것제가 직접 여러 번 돌려봤는데,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아이러니하게도 스티브가 커지기 전입니다. 훈련소에서 교관이 깃대 꼭대기에 꽂힌 깃발을 먼저 따오는 사람에게 지프 탑승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합니다. 건장한 동료들은 온 힘을 다해 매달려 오르다 미끄러지기를 반복했습니다. 스티브는 고민 없이 깃대 밑동의 핀을 뽑아서 깃발을 가져왔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