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척하던 시절이 그리운 게 아니라, 그때 내 옆에 있던 사람들이 그리운 거라는 걸 영화 한 편이 일깨워줬습니다. 2009년 개봉한 이성한 감독의 《바람》은 배우 정우의 실제 부산 고등학교 시절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성장 영화입니다. 직접 보고 나서 느낀 건, 이 영화는 일진 이야기가 아니라 아버지 이야기였습니다. 학창시절 _ 폼 잡던 짱구, 그때 우리 모두의 얼굴학교 다닐 때 센 척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정말 있을까요. 저도 솔직히 없습니다.영화 속 주인공 짱구는 고등학교 입학 첫날부터 불법 서클 몬스터(Monster)의 위세에 눈이 뒤집힙니다. 여기서 불법 서클이란, 학교 측의 공식 인가 없이 선후배 위계질서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비공식 패거리 조직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학교 안의 또 다른 권력 ..
17년 만에 돌아온 후속작이라는 말에 괜히 심장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바람》은 제가 학창 시절 손에 꼽을 만큼 여러 번 돌려봤던 영화인데, 솔직히 말하면 후속작이 나온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습니다. '비공식 천만'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전작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짱구》의 내용을 들여다보니, 제 예상과는 꽤 다른 지점에서 이 영화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청춘 현실 — 오디션 100번, 숫자가 말해주는 것일반적으로 청춘 영화는 "열정만 있으면 된다"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짱구》의 서사를 직접 따라가 보니, 이 영화는 그 반대 지점에서 출발하고 있었습니다. 짱구는 서울에 상경한 지 10년째, 오디션만 100번 이상 본 인물입니다. 열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