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넷플릭스 글로벌 1위라는 타이틀에 반신반의하며 틀었는데, 107분 내내 한 번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2023년 개봉한 장 프랑수아 리셰 감독의 《플레인(Plane)》은 항공 재난의 서스펜스와 정글 한복판의 인질 구출 액션을 하나로 엮어낸 웰메이드 미드버짓(Mid-budget) 액션 스릴러입니다. 화려한 CGI도, 복잡한 세계관도 없이 기장 한 명의 직업적 책임감 하나로 러닝타임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영화입니다. 리더의 책임감 — 덜덜 떨면서도 제자리를 지켜야 했던 순간들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가슴을 파고든 건 스토리가 아니었습니다. 기장 브로디 토런스가 폭풍우 속에서 전력이 끊긴 여객기를 맨손으로 통제하던 그 장면에서, 갑자기 제 기억 속 어느 순간이..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그냥 때우기용으로 틀었습니다. 어느 주말 오후, 머리를 비우고 싶었고 넷플릭스 추천 목록에 올라와 있길래 별 기대 없이 재생 버튼을 눌렀죠. 그런데 오프닝 10분도 안 돼서 자세가 바뀌었습니다. 제이슨 스타뎀 주연의 《메카닉: 리크루트(Mechanic: Resurrection)》는 그 기대치를 한참 넘겨버린 영화였습니다. 액션 연출 — 암살을 예술처럼 설계한 영화이 영화의 장르적 핵심은 이른바 '스테이지드 킬(staged kill)'입니다. 스테이지드 킬이란 타깃을 직접 사살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나 자연사처럼 보이도록 죽음을 연출하는 암살 방식을 뜻합니다. 단순히 총을 쏘는 게 아니라 물리 법칙과 인물의 심리까지 계산에 넣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죠.제가 직접 보면서 가장 오래 입..
저도 처음엔 그냥 가볍게 웃고 넘길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보다 보니 어느 순간 극 중 두 경찰의 좌충우돌이 제 흑역사와 겹쳐 보이기 시작했고, 민망한 기억들이 줄줄이 딸려 나왔습니다. 2012년에 개봉한 는 신입 경찰 두 명이 고등학교에 잠복 수사관으로 투입되며 벌어지는 버디 코미디입니다. 잘나가는 것과는 거리가 먼 두 인물이 엉켜가며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단순한 웃음 그 이상을 건네줍니다.[버디물] 어울리지 않는 둘이 한 팀이 된다는 것영화는 시작부터 두 주인공의 결핍을 숨기지 않습니다. 학창 시절 럭비 선수 출신으로 몸은 좋지만 머리가 짧은 젠코, 머리는 좋지만 지독히도 소심한 슈미트. 이 둘은 경찰 아카데미에서 처음 만나 어설프게 티격태격하다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며 간신히 졸업에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