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처음 인터스텔라를 봤을 때, 저는 블랙홀이나 상대성이론 같은 과학 개념보다 쿠퍼가 영상 편지를 보며 오열하는 장면에서 먼저 무너졌습니다. 2014년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이 작품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킵 손의 자문을 바탕으로, 하드 SF의 냉철한 논리와 딸바보 아버지의 뜨거운 감정을 한 화면에 담아낸 보기 드문 영화입니다. 국내에서는 인구 대비 독보적인 흥행을 기록했는데, 저도 그 숫자 중 하나였습니다. 제작비화 — 옥수수밭부터 파이프오르간까지인터스텔라의 시작이 소개팅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1980년 뉴욕타임스 매거진의 편집자 린다 옵스트와 이론물리학자 킵 손이 소개팅으로 처음 만났고, 연인이 아닌 친구로 남은 두 사람이 25년 뒤 "진짜 과학을 담은 블록버스터를 만들자"며 손을..
사회적으로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전과자 아빠가 딸 하나 붙잡고 세상에서 가장 작아졌다가, 결국 우주를 구하는 열쇠가 됩니다. MCU 전체를 통틀어 이처럼 소박한 출발점에서 이처럼 큰 서사적 역할을 맡은 캐릭터는 앤트맨이 유일합니다. 제가 이 시리즈를 처음 봤을 때, 화려한 갑옷도 초인적 근육도 없는 스캇 랭이 오히려 가장 오래 마음에 남더군요. 소시민 히어로와 핌 입자 — 앤트맨 서사를 떠받치는 과학적 토대스캇 랭은 기업 비리를 고발하려다 되레 범죄자 낙인이 찍힌 인물입니다. 출소 후 딸 캐시에게 당당한 아빠이고 싶었지만, 전과 기록 탓에 번듯한 직장 하나 구하기 어려운 현실에 부딪히죠. 제가 이 설정에서 유독 공감했던 건, 저 역시 뜻대로 풀리지 않는 현실 앞에서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지면서도 "아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