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마블 시리즈 중 가장 약한 편" 이라는 평가를 의식하면서 좀 방어적으로 감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제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감정이 남았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을 앞에 두고 서로를 밀어내면서도 결국 등을 맞대는 형제의 모습이, 생각보다 훨씬 깊은 곳을 건드렸거든요. 《토르: 다크 월드》(2013)는 빌런 서사의 한계라는 분명한 약점을 안고 있으면서도, 형제 관계와 희생의 무게를 꽤 진지하게 다룬 작품입니다.다크엘프와 에테르 — 세계관의 확장, 그리고 빌런의 한계영화의 핵심 맥거핀은 에테르(Aether)입니다. 에테르란 인피니티 스톤(Infinity Stone) 중 하나인 리얼리티 스톤(Reality Stone)의 원형 형태로, 살아있는 생명체에 기생..
솔직히 저는 《토르: 천둥의 신》을 처음 봤을 때 단순한 히어로 오락 영화겠거니 하고 큰 기대 없이 앉았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이 영화는 제가 젊은 시절 뼈저리게 겪었던 오만함과 추락, 그리고 겨우 되찾은 자격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2011년 개봉한 이 작품이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1단계의 주춧돌로 지금도 회자되는 이유를 직접 느껴보고 나서야 비로소 이해했습니다. 오만함과 자격 — 신의 추락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영화는 서막부터 강렬합니다. 왕위 계승식이 한창이던 아스가르드에 서리거인족이 침입하자, 토르는 오딘의 만류를 무시하고 요툰헤임으로 쳐들어갑니다. 여기서 요툰헤임이란 북유럽 신화 속 서리거인들의 세계를 가리키며, 원작 신화에서도 아스가르드와 끊임없이 충돌하는 적대 영역으로 묘사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