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을 외치는 자가 결국 가장 잔인한 독재자가 된다면, 그 칼날을 어떻게 막아야 할까요. 2010년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을 처음 봤을 때, 저는 이 질문이 500년 전 조선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에 서늘해졌습니다. 임진왜란의 전화(戰火) 속에서 서자(庶子)들의 결핍과 분노를 정면으로 파고든 이 영화, 지금도 뒷맛이 쉽게 가시질 않습니다.서자라서 제사상에 술도 못 올리는 세상영화를 보면서 제가 가장 먼저 멈칫했던 장면은 화려한 검술 씬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의 제삿날, 적자들 사이에서 제사상에 술 한 잔 올리려다 두들겨 맞는 견자의 모습이었습니다. "구들 견(犬) 자, 기둥 주(柱) 자, 견주라는 멀쩡한 이름 놔두고 견들 자의 견자래요"라며 콧방귀를 뀌는 그 대사가 귓속을 파고들..
주관적 영화 리뷰
2026. 10. 13.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