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신한솔 감독의 《싸움의 기술》은 개봉 당시 단순한 학원 액션 활극으로 소비됐지만, 직접 보고 나서 저는 전혀 다른 결을 느꼈습니다. 이 영화는 주먹 한 방을 배우기 위해 세상의 냉대를 온몸으로 견뎌낸 한 소년의 성장통을 정면으로 다룬 작품입니다. 백윤식이 구현한 오판수라는 캐릭터는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병태 성장 — 아무것도 없는 소년이 버티는 법영화를 처음 틀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첫 장면부터 주인공 병태는 돈을 뜯기고 무릎을 꿇습니다. 저항 한 번 못 해보고, "내가 뭘 잘못했길래"라고 속으로만 자책하면서요. 그 위축된 어깨가 화면을 가득 채울 때, 저는 그게 단순한 영화적 설정이 아니라는 걸 직감했습니다.형사라는 직업을 가진 아버지는 아들의 멍든 몸보다 성적표에 더 ..
학교폭력 피해자가 혼자 끙끙 앓는 이유가 '신고해봤자 아무것도 안 바뀐다는 학습된 무력감' 때문이라는 걸, 영화 한 편이 꽤 직접적으로 짚어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초반 15분도 안 됐는데 이미 속이 답답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답답함이 쌓여 결말에서 한꺼번에 터지는 구조, 이게 이 작품의 전부이자 핵심이었습니다. 학교폭력의 맥락 — 영화가 건드린 현실영화 속 일진 연합이 써먹는 수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금품 갈취와 이른바 '카톡 감옥'입니다. 카톡 감옥이란 피해자를 단체 채팅방에 가둔 뒤 새벽에도 메시지를 퍼붓고, 읽음 표시를 확인하기 위해 반복 전화를 거는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의 일종입니다. 여기서 사이버 불링이란 온라인 공간을 매개로 지속적·반복적으로 가하는 정신적 폭력..
제일 친한 친구 때문에 오히려 더 작아지는 느낌, 겪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저는 스무 살 무렵 딱 그런 친구가 있었습니다. 같이 있으면 좋은데, 사람들이 저를 그 친구 '덤'으로 볼 때마다 묘하게 속이 쓰렸습니다. 웹툰 원작 모바일 무비 《통 메모리즈》를 보면서 그 감정이 고스란히 되살아났습니다. 부산 학원 액션 누아르라는 장르 안에 이렇게 날카로운 감정선이 숨어 있을 줄은,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부산 액션의 날것 감성 — 스토리와 구성《통 메모리즈》는 네이버 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제작된 모바일 무비(Mobile Movie)입니다. 여기서 모바일 무비란 극장 개봉이 아닌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플랫폼 전용으로 제작·유통되는 영상 콘텐츠를 가리키며, 짧은 호흡과 세로 혹은 정방형 화면 구성이 특징입..